제주살이 시작한 티처에이미

제주도 라이프

제주도 한라수목원 vs 벤쿠버 Stanley park(스탠리파크)& VanDusen Botanical Garden

티처에이미 2022. 4. 2. 21:40

캐나다에서 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연환경이었다. 맑은 하늘, 깨끗한 공기, 초록초록한 숲들과 바다. 

물론 한국에도 아름다운 곳들이 많지만 내가 살아온 도시라는 환경에선 사실 누리기 힘든 것들이었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었던 곳이 제주도였는데 꿈은 정말 이루어지는 건지

한국에서의 첫 직장생활을 제주도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언제 어떻게 또 떠나게 될지 모르는 삶이니까 제주도에서 사는 동안만큼이라도

주말동안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제주도 구석구석을 다니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번주 금요일 갑자기 휴가 하루가 생기면서 어디갈까 하다가 직장근처에 있던 한라수목원이 생각났다.

한라 수목원 오름 올라가는 길/ 노루친구

벚꽃타임이 와서 바람에 벚꽃들이 날아가는 걸 멍때리면서 계속 보고 있을 수 있을만큼 너무 예뻤다. 광이오름부터 올라갔는데 갈래길이 여러개라 '산림욕장' 표지를 따라 올라가면 되는데, 가파른 길로 올라가니까 10-15분 정도면 됬다. 그런데 생각보다 탁 트인 뷰도 아니고 그냥 정자 하나만 있어서 굳이 오름 도장깨기 하는 나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천천히 걸으며 수목원 구경을 하는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이 좋으면 만난다는 노루친구도 만나고! 

 

그러다보니 문득 캐나다라이프를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에 갔던 작년 11월 벤쿠버 여행이 기억이 났다. 한국과 캐나다를 비교하자는 건 절대 아니고, 내 추억을 되짚다보니 여긴 비슷한듯 다른점이 있구나 하는 마음에 기록하기 좋아하는 나는 앞으로 여기에 내 캐나다 추억도 함께 기록해보고 싶어졌다. 한국의 수목원들을 굳이 캐나다에서 찾자면 큰 파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사이즈 자체가 다르지만 초록초록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구분 짓자면!

 

하필 내가 벤쿠버를 갔던 그 시즌은 벤쿠버가 아니고 레인쿠버 시즌이었다. 내가 머물던 일주일 내내 비가 왔는데 덕분에 내가 굳이굳이 들고 갔던 내 러닝화마저 엉망진창이 되었었더랬지.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를 내가 정말 애정하는 곳인 Stanley park에서 조깅을 하겠다는 버킷 리스트를 가지고 왔지만 조깅은 커녕 우비를 입고 추적추적한 머드길을 걸으며 다녀야했다ㅠㅠ 

벤쿠버 스탠리파크 

사실 우산을 쓸 수도 있었지만 비가 오는 갬성을 느껴보겠다고 노란 우비를 사서 입었는데 비가 휘몰아쳐서 바지가 허벅까지 다 젖고, 우비 때문에 양 옆으로 시야 확보도 안되고, 사람이 없으니 뭔가 으스스한게 무섭고 내가 기억하던 내가 너무 사랑했던 그 스탠리 파크가 아니었다ㅠㅠ 억울해서라도 내가 여름에 쨍할때 다시 와야지. 이거 때문에라도 내가 캐나다에 한번쯤은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VanDusen Botanical Garden

초록초록을 너무 사랑하는 에이미는 또 포기하지 못하고 다른 가든을 찾았다. 하아 역시 그날도 비가 왔고, 그래서 우비 대신 우산을 들고 갔다. 첫 시작은 좋았다! 비가 와서 우중충한 날씨에 그나마 빨갛게 물든 나무를 만나서! 

VanDusen Botanical Garden

나는 생각해보니 어딘가에 가면 그 장소에서 꼭 보고 싶은 한가지가 생기는데 그걸 꼭 먼저 보고나서 다른 것들을 둘러보는 스타일이네? 여기서는 폭포가 있다길래 보고 싶어서 한참을 찾아도 없어서 두리번 거렸더니 어떤 모녀도 나에게 너도 폭포를 찾냐며 물었다. 우리 셋은 따로 흩어져서 찾다가 또 만나고 했는데 알고보니 왼쪽 사진이 폭포였다... 아니 비가 이렇게 오는데도 폭포가 아직 흐를 시즌이 아닌거냐구... 여기도 분명 햇빛이 쨍쨍한 날 왔으면 포토스팟도 많고 너무 예뻤을텐데ㅠㅠ 흐엉 여기도 솔직히 혼자 다니기엔 으스스하고 무서웠ㅠㅠㅠ 글을 쓰다보니 억울해서라도 벤쿠버는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벤쿠버는 절대절대 무조건 해쨍쨍한 날 여행 가세요, 날씨 체크 꼭 하시고 그리고 왠만하면 11월엔 벤쿠버 안가는 걸로...